차례상은 지방을 모신 쪽을 북쪽으로 보고 차리며, 홍동백서는 예서에 없는 속설입니다.
성균관이 2022년 추석을 앞두고 전국 성인 1,000명에게 물었을 때, 차례상에서 가장 먼저 고칠 점으로 40.7%가 '간소화'를 꼽았습니다. 유림 700명에게 물어도 41.8%로 답이 거의 같았어요. 그 결과로 나온 것이 그해 9월 5일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의 '차례상 표준안'입니다.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니, 상을 차리기 전에 이 표준안이 방향과 지방에 대해 실제로 무엇을 말했는지부터 확인해 두면 집안 논쟁이 한결 줄어들 거예요.
차례상 방향 — 지방이 있는 쪽이 북쪽입니다
전통 예법에서 신위(지방이나 사진)는 북쪽에 두고 남쪽을 바라보게 합니다. 그런데 아파트 거실이 실제로 어느 쪽을 향하는지는 집마다 달라서, 나침반을 꺼내 들고 상을 돌리는 집이 종종 있죠. 그럴 필요가 없어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방위' 항목은 "사당의 향배는 어디로 하든지 앞은 남, 뒤는 북으로 삼는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방위와 상관없이, 지방을 모신 쪽을 북쪽으로 간주하고 나머지 방향을 정한다는 뜻이에요.
이 기준으로 보면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상을 향해 섰을 때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입니다. 같은 항목은 "모든 제례에서 신위는 북쪽에서 남향하며, 고서비동(考西妣東)으로 한다"고도 적고 있어요. 아버지 지방은 서쪽(제주가 봤을 때 왼쪽), 어머니 지방은 동쪽(오른쪽)에 놓는다는 원칙이 여기서 나옵니다.
반면 '어동육서', '좌포우혜', '홍동백서', '조율이시' 같은 말은 사정이 다릅니다. 같은 사전의 '제사상차림' 항목은 "홍동백서·조율이시·좌포우해·어동육서 등의 진설 방식은 예서에 규정된 바가 없다"고 못 박고 있어요. 성균관 표준안도 같은 취지로, 두 표현이 예법 문헌에 없으니 음식 배치는 가족이 편하게 정하면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성균관 표준안이 정한 차례상, 아홉 가지면 됩니다
표준안의 핵심은 가짓수입니다. 기본 여섯 가지에 형편에 따라 세 가지를 더해 최대 아홉 가지로 차리면 된다고 했어요(2026-09-17 기준,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2022년 9월 5일 발표 보도자료 확인).
| 구분 | 음식 | 비고 |
|---|---|---|
| 기본 6가지 | 송편, 나물, 구이(적), 김치, 과일, 술 | 설에는 송편 대신 떡국 |
| 추가 3가지 | 육류, 생선, 떡 | 형편에 따라 선택 |
| 올리지 않아도 되는 것 | 전 등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 | 『사계전서』 의례문해 근거 |
전을 빼도 된다는 근거로 위원회는 사계 김장생의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를 들었습니다. "밀과나 유병 등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는 대목이에요. 여기에 『예기』 악기편의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대례필간)"는 원칙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과일 종류도 정해진 게 없어서 4~6가지를 편하게 올리면 된다고 2023년 설 권고안에서 다시 확인했고요.
지방이란 무엇이고, 어떤 종이에 어떻게 쓰나
📌 지방(紙榜)은 신주를 모시지 않는 집에서 차례나 제사 때 조상의 자리를 표시하려고 종이에 써서 붙이는 임시 위패입니다.
종이는 폭 6cm, 길이 22cm 정도의 한지(백지)를 쓰는 것이 관례로 전해집니다. 세로로 한 줄에 쓰며, 순서는 늘 같아요. 맨 위에 현(顯), 그다음 제주와의 관계(고·비·조고·조비 등), 직위(벼슬이 없으면 남자는 학생, 여자는 유인), 남자 조상은 부군(府君)·여자 조상은 본관과 성씨, 마지막에 신위(神位)입니다. 성균관 표준안은 사당이 없는 가정에서 지방 대신 사진을 두어도 된다고 명시했으니, 지방과 사진 중 하나만 있어도 형식상 문제는 없습니다.
지방 문구 예시 6가지 — 부모부터 증조부모까지
어머니 쪽은 본관과 성씨를 넣어야 해서 아래 표에서는 '김해 김씨'를 예로 들었습니다. 실제로 쓸 때는 그 자리에 조상의 본관·성씨를 넣으면 돼요.
| 대상 | 한자 | 읽기 |
|---|---|---|
| 아버지 | 顯考學生府君神位 | 현고학생부군신위 |
| 어머니 | 顯妣孺人金海金氏神位 | 현비유인김해김씨신위 |
| 할아버지 | 顯祖考學生府君神位 | 현조고학생부군신위 |
| 할머니 | 顯祖妣孺人金海金氏神位 | 현조비유인김해김씨신위 |
| 증조할아버지 | 顯曾祖考學生府君神位 | 현증조고학생부군신위 |
| 증조할머니 | 顯曾祖妣孺人金海金氏神位 | 현증조비유인김해김씨신위 |
글자 하나하나에 뜻이 있습니다. 고(考)는 돌아가신 아버지, 비(妣)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가리키는 글자예요. 살아 계실 때 쓰는 부(父)·모(母)와 구분되는 표현이죠. 학생(學生)은 벼슬 없이 배우는 사람으로 생을 마쳤다는 뜻이고, 유인(孺人)은 원래 9품 벼슬아치 부인의 호칭이었는데 벼슬 없는 집 여성 조상에게도 두루 쓰게 된 말입니다. 조상이 관직에 있었다면 학생 자리에 관직명을 넣고, 부인은 남편 품계에 따라 정경부인·정부인·숙부인 등으로 적습니다.
두 분을 한 장에 쓸 때, 그리고 차례를 마친 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으면 한 장에 나란히 씁니다. 앞서 본 고서비동 원칙대로 아버지를 왼쪽, 어머니를 오른쪽에 두고, 한 분만 돌아가셨으면 가운데에 한 줄로 써요. 조부모, 증조부모도 같은 방식입니다. 차례를 마친 뒤 지방은 태우는 것이 관례로 전해집니다. 종이 한 장이지만 그 자리에 조상을 모셨다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지방을 쓰다 보면 집안 어른들 사이에 "우리 집은 예전부터 이렇게 했다"는 말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성균관 표준안의 위원장이 발표 자리에서 밝힌 목표는 "가족 간 갈등을 없애는 것"이었어요. 표준안은 정답을 강제하는 규정이 아니라, 논쟁이 생겼을 때 돌아갈 수 있는 기준점으로 만든 겁니다. 명절 밥상에서 오가는 말들이 유독 힘든 이유를 사주 십신으로 풀어본 추석 잔소리 대처법, 사주 십신별로 다른 인간관계 반응 총정리 글도 이 시기에 함께 읽어볼 만합니다.
추석까지 아직 며칠 남았습니다. 한지를 미리 사 두고 위 표를 보며 지방 한 장을 오늘 써 보세요. 당일 아침에 한자를 찾아가며 쓰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해집니다.
차례상 방향과 지방 자주 묻는 질문
Q. 집 구조상 북쪽을 향해 상을 차릴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지방이나 사진을 모신 쪽을 북쪽으로 간주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방위' 항목도 사당의 향배는 어디로 하든 앞을 남, 뒤를 북으로 삼는다고 설명해요.
Q. 홍동백서와 조율이시는 꼭 지켜야 하나요?
아니요.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2022년 9월 5일 표준안에서 두 표현이 옛 예서에 없다고 밝히고, 배치는 가족이 편하게 정하면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Q. 지방 대신 사진을 써도 되나요?
됩니다. 성균관 표준안은 사당이 없는 가정에서 지방 대신 사진을 두어도 된다고 명시했어요.
Q. 지방 종이 크기는 얼마인가요?
폭 6cm, 길이 22cm 정도의 한지(백지)를 쓰는 것이 관례입니다.
Q. 차례가 끝난 지방은 어떻게 하나요?
차례를 마친 뒤 태우는 것이 관례로 전해집니다.
출처
- 한국일보, "차례상 음식 9개로 충분, 전 부칠 필요 없어" 성균관 표준화 방안 발표 (2022-09-05) — hankookilbo.com
- 뉴스성남,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차례상 표준안' 발표" — newssc.co.kr
- 경향신문, "성균관이 제안한 '간소한 차례상'…가족갈등 없애는 것이 목표" (2023-01-20) — khan.co.kr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방위" — encykorea.aks.ac.kr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제사상차림" — encykorea.aks.ac.kr
- 부산일보, "'현고학생부군신위' 뜻 알고 쓰자…추석 지방 쓰는 법" — busan.com
- 경인일보, "추석 차례·제사, 부모 지방 쓰는법 및 '현고학생부군신위' 뜻은?" — kyeongin.com